항만이 스스로 움직인다, BPA와 HD현대삼호㈜가 그리는 K-포트

데이터 기반 통합 스마트 예지보수 시스템과 피지컬(Physical) AI 기술로,
사람이 아닌 데이터가 항만을 지키는 시대가 열린다

박종호 담당임원

HD현대그룹 · HD현대삼호㈜ 산업설비부문

박종호 담당임원

차세대 스마트항만 설비 및 피지컬 AI 예지보전 시스템 개발 총괄

피지컬 AI 분야 항만장비 및 미래기술 개발 업무협약 체결식
2026년 7월 30일 부산항만공사 중회의실에서 열린 ‘피지컬 AI 분야 항만장비 및 미래기술 개발 업무협약 체결식’. ⓒBPA·HD현대삼호㈜

21세기 디지털 대전환의 시대, 전 세계 항만 산업이 근본적인 변화를 맞고 있다. 항만크레인은 더 이상 컨테이너를 옮기는 단순한 하역 기계가 아니다. 물류 데이터를 생성·처리하고, 스스로 이상 징후를 감지하며, 사람 대신 위험을 먼저 인지하는 지능형 산업 자산으로 진화하고 있다. 이러한 흐름의 중심에서 부산항만공사(BPA)와 HD현대삼호㈜가 손을 맞잡았다.

Ⅰ. 협력의 시작 — 피지컬 AI 분야 항만장비 및 미래기술 개발 업무협약

2026년 7월 30일, 부산항만공사와 HD현대삼호㈜는 「피지컬 AI1 분야 항만장비 및 미래기술 개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이번 협약은 양 기관이 국내 항만기술 기업과 공동협업을 통해 피지컬 AI 항만 공동 연구과제를 발굴하고, AI·AX2 기반 스마트항만 조성에 필요한 차세대 국산 항만기술을 함께 개발하기 위한 것이다.

궁극적으로는 국내 중소·중견 기업과 긴밀히 협력하여, 한국형 AI 기반 항만기술을 글로벌 시장에 수출하는 모델을 만들어가는 데 목적이 있다. 협약의 협력 범위는 하역작업 안전성 및 운영관리 기술 공동연구에서 출발해, 장비 예방 보수 관리시스템, 피지컬 AI 기반 고장예측·예지보전3 플랫폼(와이어로프 상시 진단 포함), 크레인 자동 고박4·컨테이너 고정장치 자동 탈부착 기술, 원격운전 안벽 크레인5의 완전 자동화 기술까지 아우른다.

항만 장비의 전주기 관리시스템을 함께 구축해 나가겠다는 것이 이번 협약의 핵심이다. 두 기관은 이를 위해 공동 실무협의체·워킹그룹을 두어 상호 기술정보와 사업정보를 지속적으로 교류해 나갈 계획이다.

Ⅱ. 데이터가 지키는 항만 — Hi ECMS 예지보전 시스템

HD현대삼호㈜의 예지보전 솔루션 Hi ECMS6는 크레인의 모터·감속기·드럼 등 핵심 부품 상태를 AI로 실시간 모니터링하여 이상 징후를 사전에 감지하는 시스템이다.

그간 항만 크레인의 유지보수는 숙련된 점검자의 경험에 의존하는 육안 점검이 중심이었다. 이 방식은 점검자의 숙련도에 따라 결과가 달라지고, 구조물 내부의 손상은 조기에 발견하기 어렵다는 근본적인 한계를 안고 있었다.

Hi ECMS는 이러한 수동 점검의 한계를 데이터 기반의 상시 자동 진단으로 전환한다. 아래의 자료는 단계별 변화를 요약한 것이다.

HD현대삼호㈜ 통합 스마트 예지보수 시스템 Hi ECMS 구조도
HD현대삼호㈜의 통합 스마트 예지보수 시스템(Hi ECMS) 구조도. 디지털트윈 3D 모니터링(1단계)과 AI 예지보전 및 잔여수명(RUL) 예측(2단계)을 결합해 항만 안전을 상시 관리한다. ⓒHD현대삼호㈜

Ⅲ. 완전 자동화를 향한 여정 — 선박 연동에서 로봇 작업까지

예지보전을 넘어 HD현대삼호㈜는 항만의 완전 무인화·자동화를 목표로 한 기술 포트폴리오를 갖추고 있다. 예를 들어 선박과 크레인이 실시간으로 서로 정보를 주고받아, 화물이 어디에 실려 있는지 사람이 다시 확인하지 않아도 되는 선박-크레인 연동 기술(Hi SC&S)은 선박-항만 간 화물정보 확인 작업을 줄여준다.

또한 자동화 항만에서 유일하게 사람이 직접 수행해 온 작업, 즉 컨테이너를 배에 고정하는 잠금장치(콘)를 채우고 푸는 작업에는 로봇 팔이 다양한 형태의 콘에 스스로 대응해 이를 대신 수행하는 기술(Hi CCRS7)이 투입된다. 이를 통해 하역부터 반출까지 전 구간의 완전 무인화와 항만안전사고 제로(Zero)를 동시에 지향한다.

자율주행 기술과 로봇 기술이 사람이 직접 수행하기 어려운 위험 작업을 대신하면서, 항만 전체의 작업 안전성이 근본적으로 향상되는 셈이다.

HD현대삼호㈜는 이들 기술의 핵심 개발을 2028년까지 완료한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으며, 2028년부터는 본격적인 현장 실증에 돌입해 실제 운영 환경에서의 신뢰성 테스트와 안전성 검증을 순차적으로 진행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실증 단계에서 확보된 데이터를 기술 고도화에 재반영함으로써, 완전 자동화 항만 구현의 완성도를 단계적으로 높여 나갈 방침이다.

HD현대삼호㈜ 차세대 스마트항만 3대 기술 포트폴리오
HD현대삼호㈜의 차세대 스마트항만 3대 기술 포트폴리오: 스마트 예지보전(Hi ECMS), 선박-크레인 연동 인터페이스(Hi SC&S), 컨테이너 콘 자동 탈부착 로봇 시스템(Hi CCRS). ⓒHD현대삼호㈜

Ⅳ. BPA와 함께 그리는 K-포트의 미래

부산항만공사와 HD현대삼호㈜는 이번 협약을 통해 각자의 강점을 결합해 실질적인 시너지를 창출한다. 세계적인 물동량과 운영 효율성을 갖춘 부산항의 현장 노하우와, HD현대삼호㈜의 피지컬 AI 기술력이 만나 신기술의 현장 적용성을 함께 검증하고 상용화를 앞당기는 협업 모델을 구축한다는 점에서, 양 기관 모두에게 의미 있는 협력 기반이 마련됐다.

무엇보다 이번 협약이 뜻깊은 것은, 정부가 지난 7월 의결한 「피지컬 AI 항만 전략」의 방향과 맞닿아 있다는 점이다. 정부는 부산항 신항과 광양항 테스트베드를 거쳐 신규 스마트항만으로 이어지는 단계적 실증을 통해, 그 성과를 하나의 수출 패키지 ‘K-포트 솔루션’8으로 완성한다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2024년 부산신항에서 국산 장비로 국내 최초 완전 자동화 스마트항만을 구축해 낸 기술 자립의 성과가, 이번 협력을 통해 다음 단계로 이어지게 된다.

장비와 시스템, 운영 노하우를 하나로 묶은 K-포트 솔루션은 이미 해외 진출의 밑그림도 그려지고 있다. 정부와 업계는 한-UAE 협력을 비롯해 미국·인도·베트남 등으로 협력의 지평을 넓혀가고 있다. 공공기관과 국내 기업이 함께 현장의 문제를 풀어내고 그 성과를 수출 산업으로 확장해 나가는 이러한 협력 모델은, K-포트가 세계 시장에서 통하는 브랜드로 자리 잡는 이정표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결국 스마트항만의 경쟁력은 최첨단 장비 그 자체가 아니라, 피지컬 AI를 통해 현장의 안전과 운영 효율을 얼마나 정밀하게 데이터로 관리할 수 있는가에 달려 있다. 부산항에서 시작된 BPA와 HD현대삼호㈜의 피지컬 AI 협력이, 국내를 넘어 세계 시장으로 뻗어가는 K-포트 솔루션의 출발점이 되기를 기대한다.

BUSAN PORT AUTHORITY WEBZINE

용어 설명

본문에 표기된 번호와 같습니다.

  1. 피지컬 AI(Physical AI) — 생성형 AI나 단순 소프트웨어 분석을 넘어, 센서·액추에이터·로봇 등 실제 물리적 하드웨어 및 대형 산업 설비와 결합해 물리 환경을 직접 인지·판단·제어하는 차세대 AI 기술.

  2. AX(AI Transformation) — 디지털 전환(DX)을 넘어 인공지능(AI) 기술을 산업 전반의 핵심 업무와 운영 프로세스에 전면 적용하는 AI 대전환.

  3. 예지보전(PdM, Predictive Maintenance) — 설비 상태 데이터를 센서로 실시간 수집·분석하여 고장이나 이상 징후가 발생하기 전에 미리 정비 시점을 예측하고 부품을 교체하는 지능형 유지보수 방식.

  4. 고박(Lashing) — 선박 항해 중 컨테이너가 흔들리거나 바다로 추락하지 않도록 특수 잠금장치(콘/트위스트록)와 로드로 배와 컨테이너를 단단히 결속하는 작업.

  5. 안벽 크레인(Quay Crane) — 부두 안벽에 설치되어 접안한 컨테이너 선박에서 컨테이너를 싣고 내리는 대형 하역 장비.

  6. Hi ECMS(Equipment Condition Monitoring System) — 크레인의 모터·감속기·드럼 등 주요 구동부의 진동·온도 데이터를 AI로 실시간 분석해 잔여수명(RUL)을 산출하고 고장을 사전 방지하는 스마트 예지보전 시스템.

  7. Hi CCRS(Physical AI Container Cone Removal System) — 사람이 수작업으로 진행하던 컨테이너 고박용 콘(잠금장치) 체결 및 분리 작업을 AI 로봇 팔이 자동으로 수행하는 무인화 안전 시스템.

  8. K-포트 솔루션(K-Port Solution) — 국산 완전자동화 항만 장비, 피지컬 AI 예지보전 시스템, 항만운영시스템(TOS) 등을 하나로 묶어 세계 시장에 수출하는 한국형 스마트항만 패키지 모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