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는 혼자 건널 수 없다. 거대한 항만 역시 마찬가지다. 수많은 기업과 근로자, 지역사회가 서로 연결되고 협력할 때 비로소 하나의 항만은 움직인다. 부산항만공사가 올해 가장 중요하게 내세운 가치 역시 여기에 있다. 바로 ‘사회적 역할 강화’다. 공공기관으로서 책임을 다하고, 국민과 이해관계자로부터 더욱 신뢰받는 기관으로 거듭나겠다는 다짐이다. 급변하는 글로벌 공급망과 AI·디지털 중심으로 재편되는 항만산업의 흐름 속에서 부산항만공사는 분명한 사실 하나를 다시 확인했다. 혼자서는 빨리 갈 수 있을지 몰라도, 멀리 가기 위해서는 결국 함께 걸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 철학은 부산항만공사의 동반성장 슬로건인 ‘PORTogether’에 오롯이 담겨 있다.
‘Port(항만)’와 ‘Together(함께)’를 결합한 이 단어는 단순한 구호가 아니다. 부산항을 둘러싼 해운·물류 기업, 협력사, 근로자, 지역사회가 함께 성장해야만 부산항의 미래도 지속될 수 있다는 믿음의 표현이다.
그 노력은 성과로 이어졌다. 부산항만공사는 2025년 공공기관 동반성장 평가에서 4년 연속 최고등급인 ‘최우수’를 획득했다. 앞서 동반성장 대통령 표창과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표창을 수상한 데 이어, 부산항만공사가 걸어온 상생의 길이 대외적으로도 인정받은 것이다. 하지만 부산항만공사가 진정으로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평가결과’ 그 자체가 아니다. 현장에서 체감할 수 있는 변화, 그리고 함께 성장하는 생태계를 만드는 일이다.
중소기업에게 자금은 생존과 직결된다. 기술과 경쟁력을 갖추고 있어도 자금난 앞에서는 성장의 기회를 놓치는 경우가 적지 않다. 부산항만공사는 이러한 현실을 외면하지 않았다. ‘중소기업 상생펀드’는 부산항만공사가 은행에 예치한 자금의 이자 수익을 활용해 중소기업에 저리 대출을 지원하는 제도다. 말 그대로 중소기업의 부담은 줄이고, 다시 성장할 힘은 키워주는 상생 금융이다.
2014년 25억 원 규모로 시작된 펀드는 이제 200억 원 규모로 성장했다. 지원 대상 역시 해운·항만물류 중소기업을 넘어 여성기업, 장애인기업, 창업기업 등으로 넓어졌다. 2025년 한 해 동안 부산항 중소기업 83개사가 상생펀드를 통해 금융 지원을 받았고, 총 3억 2천만 원 규모의 이자 부담을 덜 수 있었다. 자금 압박 속에서 하루하루를 버텨야 하는 중소기업에게 이 지원은 설비를 늘리고, 사람을 채용하고, 다음 사업을 준비할 수 있게 하는 ‘버틸 힘’이 된다.
지역 중소기업 가운데는 뛰어난 기술력과 제품을 갖추고도 해외시장 진출 문턱 앞에서 멈춰서는 경우가 많다. 수출 경험 부족, 인증 절차, 물류비 부담, 언어 장벽 등 넘어야 할 현실적인 장벽이 많기 때문이다. 부산항만공사는 이 문제를 기업의 몫으로만 남겨두지 않았다. ‘해외판로 개척 지원사업’을 통해 수출 준비부터 물류 운송, 제품 인증, 통·번역, 수출서류 발급, 홍보물 제작까지 해외 진출 전 과정을 체계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그 결과 2025년에는 지역 수출 중소기업 60개사가 글로벌 시장에서 약 2,600억 원 규모의 수출 실적을 달성했다. 부산항이 물류 거점을 넘어 지역기업의 세계 진출 플랫폼 역할까지 수행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성과다.
부산항만공사가 운영 중인 해외 물류센터 역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미국 물류센터에서는 K-푸드와 K-뷰티 수요 확대에 맞춰 B2C 풀필먼트 서비스를 본격 운영하며 상품 보관부터 출하, 고객 대응까지 물류 전 과정을 지원했다. 그 결과 물류센터 이용 기업은 2024년 4개사에서 2025년 34개사로 크게 증가했다. 또, 네덜란드에서는 국내 자동차부품 중소기업이 현지 납품 기준을 충족할 수 있도록 물류 공간과 시스템 구축, 인증 확보 등을 지원해 해외 처리물량을 28배까지 끌어올렸다. 부산항의 경쟁력은 결국 우리 기업이 세계 시장에서 얼마나 멀리 뻗어나갈 수 있는가에 달려 있다. 부산항만공사는 그 여정의 든든한 동반자가 되고 있다.
항만의 경쟁력은 대기업 몇 곳만으로 완성되지 않는다. 부산항 곳곳에서 산업을 떠받치는 수많은 중소기업이 함께 성장해야 항만 전체의 경쟁력도 강화될 수 있다. 부산항만공사는 중소기업의 생산성과 작업환경 개선을 위해 현장 중심의 지원을 이어가고 있다.
대표적인 사업이 ‘스마트공장 구축 지원사업’이다. 사물인터넷(IoT) 기반 공장운영시스템을 현장에 도입해 영업·구매·재고·생산·전자결재 등 기업 운영 전반을 디지털화했다. 그 결과 참여기업들은 생산성과 품질 향상, 원가 절감이라는 실질적인 변화를 만들어냈고, 2025년에는 약 8억 원 규모의 재무 성과로 이어졌다. ‘혁신파트너십 지원사업’도 현장의 변화를 이끌고 있다. 화물차 반출입 처리시간을 줄이고, 수작업 중심이던 포장·라벨링 공정을 개선해 물류 효율을 높였다. 참여기업 8개사는 모두 목표 성과지표를 달성하며 생산성을 한 단계 끌어올렸다.
또한, 이제는 기업 경영의 필수 과제가 된 ESG 지원에도 박차를 가했다. 부산항만공사는 협력사 ESG 지원사업을 통해 에너지 사용, 자원 재활용, 안전보건, 근로환경 등 59개 항목을 중심으로 맞춤형 컨설팅과 현장 실사를 지원했다. 그 결과 참여 기업 10개사의 ESG 경영 준수율은 평균 26.4p% 향상됐다. ESG가 더 이상 선택이 아닌 생존 조건이 된 시대, 부산항만공사는 협력사들이 변화에 뒤처지지 않도록 함께 뛰고 있다.
거대한 크레인도, 첨단 시스템도 결국 사람의 손끝에서 움직인다. 항만의 경쟁력은 현장을 지키는 사람으로부터 나온다. 부산항만공사는 이 점을 누구보다 중요하게 생각해왔다. 아무리 뛰어난 시스템이 있어도 일하는 사람이 존중받지 못한다면 지속 가능한 항만은 존재할 수 없기 때문이다.
2025년 12월 감천항에 새롭게 문을 연 항만근로자 복지지원센터는 이러한 철학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다. 코로나19 이후 현장 근로자들의 휴식과 복지 공간 부족 문제가 커지자 부산항만공사는 직접 해결에 나섰다. 지상 7층, 연면적 1,713㎡ 규모로 조성된 복지지원센터에는 휴게실과 안전교육장, 회의실, 사무공간 등 다양한 시설이 마련됐다. 현장 근로자들이 잠시 숨을 고르고, 안전하게 일하며, 더 나은 환경 속에서 일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공간이다. 또한, 중소기업의 인력난 해소를 위해 내일채움공제를 지원하고, 복지 혜택이 상대적으로 부족한 중소기업 근로자들에게 휴가 지원사업도 제공하고 있다. 결국 좋은 일터를 만든다는 것은 사람에 대한 투자이자, 부산항 미래에 대한 투자이기도 하다.
부산항만공사에게 동반성장은 단지 일회성 사회공헌이나 지원사업이 아니다. 부산항이라는 거대한 산업·물류 생태계가 지속가능하게 성장하기 위해 반드시 지켜야 할 핵심 가치다. 기업이 어려움에 처했을 때 가장 먼저 손을 내밀고, 근로자가 더 안전하고 존중받는 환경에서 일할 수 있도록 돕고, 지역사회와 함께 미래를 준비하는 것. 그것이 부산항만공사가 생각하는 진정한 동반성장이다.
함께 걷는 길은 때때로 더디게 보일 수 있다. 그러나 함께 가는 길이기에 더 멀리, 더 힘차게 나아갈 수 있다. 부산항만공사는 앞으로도 ‘PORTogether’의 가치 아래 사람과 기업, 지역사회와 함께 성장하는 부산항의 미래를 만들어갈 것이다.
BUSAN PORT AUTHORITY WEBZINE